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4·5·6선 국회의원 긴급 기자회견에서 6선 대표 조정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4·5·6선)은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판결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1
6선인 조정식 의원 등 민주당 4ㆍ5ㆍ6선 의원 십여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주 뒤면 재판관 두 명의 임기가 끝나서 6인 체제의 선고 가능 여부를 둘러싼 혼돈마저 발생한다”며 “윤석열 탄핵 심판을 최우선 심리하겠다던 헌재가 이토록 국가 불확실성을 계속 키우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서는 “한 대행이 복귀한 뒤 일주일이 넘도록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며 헌재의 윤석열 판결을 심대하게 방해하는 행위”라며 마 재판관 임명 또한 촉구했다.
다만, 원내지도부가 주장하는 한 대행 재탄핵 등에 대한 주장은 이날 성명에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 28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30일까지 마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바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등 강경론을 고집한 것과는 다른 결이었다. 초선의원들은 “모든 국무위원에게 똑같이 경고한다”며 “(한 대행 탄핵 이후) 권한대행으로 승계될 경우 마 재판관을 즉시 임명하지 않으면 즉시 탄핵하겠다”고 ‘순차 탄핵’을 예고했었다.
초선들의 강경론은 헌재 재판관들 사이 윤 대통령 탄핵 인용과, 기각 혹은 각하 비율이 5대 3으로 갈려 있다는 등의 추측이 몇몇 매체를 타고 확산한 시점과 맞물려 터져 나왔다. 이와 관련해서 한 중진 의원은 30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초선들 사이) 별의별 제안과 주장이 다 나오는데,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국무위원을 줄 탄핵하면 다음 사람이 무조건 마 재판관을 임명할 거라 보지 않는다”며 “당장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단견(短見)일 뿐 해법이 아니다”란 것이다.
실제 당내 다선 의원들 사이에선 ‘국무위원 순차 탄핵’ 언급, 헌법 재판관 저격 등의 ‘급발진’에 대한 우려가 만만찮다. 또 다른 다선 의원도 30일 통화에서 박찬대 원내대표가 헌법 재판관 3명의 이름을 콕 집어 언급한 데 대해 “헌법재판관들은 그래도 최고의 헌법 심판 기구의 구성원들인데,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일종의 모욕으로 느끼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29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집회에서 헌법 재판관 8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다가 김복형ㆍ정형식ㆍ조한창 재판관을 향해서만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라. 을사오적의 길을 가지 말라”고 발언했다.
이날 중진 성명문에선 “한 대행이 18일 2명 재판관 퇴임 후 대통령 몫 2명을 임명해 헌재의 기각 결정을 만들려 한다”는 의혹과도 거리를 뒀다. 수도권 다선 의원은 “18일 넘기면 헌재가 불능이 되는데 헌재도 심각성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