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前대통령 모욕주기"…檢 "예우 감안해 文 서면조사" 반박

2017년 5월 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다혜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2017년 5월 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다혜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검찰 “방어권 충분히 보장”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문 전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한 것을 두고 야당이 “전직 대통령 모욕주기”라며 반발하자 “전직 대통령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배상윤)는 31일 오후 성명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및 자녀 해외 이주 부정 지원 사건과 관련해) 올해 2월 중순께부터 현재까지 변호인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문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2월 중순께 전직 대통령 신분·예우 등을 감안해 문 전 대통령 측에 조사 시기·장소·방법 등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으나 문 전 대통령 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달 초순~중순께 피의자 신분으로 2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으나 문 전 대통령은 이 또한 불응했다고 한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먼저 서면 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전주지검 측 설명이다. 이에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문 전 대통령 입장을 확인하고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등 서면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답변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을 부여해 현재 서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의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의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이 뇌물수수 의혹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질의서 127개 문항…망신주기”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윤건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전후에 문 전 대통령에게 2차례 소환 요구(서)를 보냈다”며 “검찰이 문 전 대통령에게 보내온 서면 질의서엔 전체 127개 문항이 있었는데, 논문을 써도 될 정도로 방대한 내용이었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단 1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모욕주기와 망신주기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한 정략적 의도가 있다”며 “민주당 차원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 10여명은 1일 오전 10시 전주지검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다음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사위 서모(45·이혼)씨를 본인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의 전무로 채용하고 2020년 4월까지 급여(월 800만원)와 주거비(월 350만원) 등 2억2300만원을 준 것을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참고인 신분이던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42)씨는 지난해 11월 한 시민단체의 경찰 고발로 뇌물수수와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지난달 다혜씨 사건을 넘겨받은 전주지검은 다혜씨 부부가 단순히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의 수혜자가 아닌 공범으로 보고 서씨의 입건 여부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