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2025 국가별 무역평가 보고서(NTE)’를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의회에 제출했다며 보고서 전문을 공개했다. USTR은 보고서에서 한국과 관련해서는 총 7페이지 분량을 할애해 미국 수출 기업 입장에서 직면한 각종 무역 장벽을 기술했다.
“韓 차 시장 접근성 확대 美 우선순위”
USTR은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한국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ERC) 규제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제조사ㆍ수입사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대폭 변경할 경우 인증을 받아야 하고 미미한 변경에 대해서도 변경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개조 유형과 범주에 대한 명확성이 떨어져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USTR은 이어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수입과 관련된 위반사항이 국내 제조 차량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는 한국 세관 당국에 의해 형사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둔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뉴스1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 허용”
전자 상거래 및 디지털 분야 장벽도 거론됐다. USTR은 보고서에서 해외 콘텐트 공급업체가 한국 내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며 “일부 한국 ISP는 콘텐트 공급업체이기도 해서 미국의 콘텐트 공급업체들이 내는 비용은 한국 경쟁업체들에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 ISP의 독과점 체제를 강화해 콘텐트 산업에 반경쟁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경쟁촉진법, 다수 韓기업 제외”

김영옥 기자
‘국방 절충교역’도 처음 문제삼아
USTR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6년 만든 클라우드 보안보증 프로그램(CSAP)에 대해서도 “한국의 공공부문에 진출하려는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상당한 장벽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규제 논의, 외국 로펌의 한국 시장 진출 규제, 통신ㆍ방송ㆍ미디어 분야 외국인 투자 규제, 원자력발전 부문의 외국인 소유 금지 등을 총망라해 ‘무역 장벽’으로 규정했다.
제이슨 그리미어 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 행정부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공정성을 회복하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 기업ㆍ근로자를 글로벌 시장에서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USTR은 매년 3월 말까지 대통령과 의회에 무역평가 보고서를 제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역 상대국의 관세ㆍ비관세 장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4월 2일 각국별 상호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 때문에 USTR의 ‘2025 국가별 무역평가 보고서’에 한국의 무역 장벽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