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농가에 4000억…사과·마늘 불안 땐 추가 재정 투입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한 사과밭에서 농장주가 산불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안동=김정석 기자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한 사과밭에서 농장주가 산불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안동=김정석 기자

역대 최악의 산불로 피해를 본 농가에 정부가 400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피해 지역이 주산지인 사과·마늘 등 농산물은 가격 불안이 우려되고 있어, 정부가 수급 관리 차원에서 추가로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2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산불 피해 지역 농업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피해 농가에 농작물 대파대(새로 파종하는 데 드는 돈)와 농약대, 가축 입식(새로 가축을 들임) 비용, 시설 복구비 등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재난지원금도 지급한다. 생계비로 4인 가구 기준 187만원을, 학자금으로 100만원을 준다.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곳에 있는 가구의 세금‧전기요금‧통신료‧4대 보험료 등도 감면하거나 유예할 방침이다.

피해 농업인이 받은 농축산경영자금 대출은 상환을 미뤄 주거나 이자 감면 혜택(최대 2년)을 주기로 했다. 또 연 1.8% 고정금리로 최대 5000만원(법인은 1억원)의 재해대책 경영자금도 지원한다.

농협은 피해 조합원에 세대당 최대 3000만원의 무이자 긴급생활안정자금을 공급한다.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업인이 희망할 경우 추정 보험금의 50%를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영남 지역 산불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는 아직 집계가 완전히 이뤄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현재까지 정부가 추정한 농가 피해 규모는 경북 지역에서만 농작물 1555㏊, 닭 5만2000마리, 돼지 2만4000마리, 시설하우스 290동, 부대시설 958동, 농기계 2639대, 축사 71동, 유통‧가공시설 7개소 등에 이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무엇보다 최대한 빠르게 농사를 재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농기계도 무상으로 임대해 주기로 했다. 시‧군 농기계 임대 사업소와 지역농협 농기계은행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대동‧TYM‧LS엠트론 등의 기업도 무상 임대에 참여한다. 비료·농약, 비닐, 호미·삽 등 농기구는 피해 지역 농협을 통해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축산 농가 지원 차원에서 사료 구매 자금 대출 1100억원을 피해 지역에 우선 배정한다. 화재 피해를 본 사료도 무상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화상을 입은 가축을 진료하기 위한 동물의료지원반도 운영 중이다.

산불의 여파로 물가 불안도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날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마늘·사과·봄배추·건고추·자두 등의 주산지로 일부 품목은 수급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4‧5월 중 농축수산물을 할인 판매하는 데 3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주요 품목을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직접 할인해주는 정책이다.

최 부총리는 “피해 규모를 면밀히 파악해 농산물 수급 안정 지원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재정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제안한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선 “위기 극복에 필요한 도움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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