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팩맨 사진 반다이남코
미국의 유력 언론 포츈지와 워싱턴포스트가 "미국의 컴퓨터 개발자 고용이 미국고용통계국(BLS) 조사에서 2023년 부터 2025년까지 2년간 27.5% 사라져 198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김주원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젠코 어소시에이츠에서 미국노동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IT 부문 실업률이 전년 동월 대비 5.7%로 4% 넘게 상승한 건 인공지능 기술이 IT 노동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그간 인공지능(AI)의 일자리 공습을 예측한 보고서와 우려에 관한 설문조사 등은 많았는데, 미국의 공식 일자리 통계에서 AI 발(發) 일자리 감소가 확인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끝없는 경고를 보았지만, 이 데이터 전까지는 점령이 시작되었다는 귀중한 증거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저숙련 화이트칼라(사무직)'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최근 미국 내 AI 발(發) 해고의 특징이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젠코 어소시에이츠의 CEO 빅터 야누아이티스는 "IT 직업 중에서도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며 "더 쉽게 자동화할 수 있는 작업에 새로운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일부 기업은 AI가 수행하도록 해 비용 절감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27.5% 사라졌지만 더 광범위한 일을 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일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0.3% 떨어지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고숙련 노동자들은 AI 일자리 공습 영향이 적었다는 의미다.
AI가 IT인력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국내 통계로는 확인할 수 없다. 고용통계 전문가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국내 IT 인력 통계는 9개월 시차를 두고 발표되기 때문에 아직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면서 "다만, 현장 특히 금융권 등에서 AI를 도입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례는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대표적으로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권에서는 콜센터에 AI를 도입하면서 빠르게 상담 인력을 축소하고 있다. 한 국내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료 백업을 도와 줄 리서치어시스턴트(RA)를 뽑아준다고 했는데, 챗 GPT나 퍼플렉시티 구독 지원으로 충분해 거절했다"며 "기업 컨퍼런스콜이나 경제데이터 정리는 AI가 오히려 더 잘한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과 노동 연구회 6차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연구회 좌장을 맡은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은 "다임리서치는 무인공장을 만들고 있고, 현대차 미국 공장은 사람보다 로봇이 더 많다. 동원산업은 자체 AI 서비스를 개발해 직무설계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참석자들 공통 반응이 'AI 현장 적용 속도가 너무 빠르다'다. 개인적으로 이대로 라면 '화이트칼라 불황'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AI가 고용에 부정적이란 연구와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경사노위 AI와 노동연구회에 6차 회의에 참석한 조정철 LS 일렉트릭 부장은 "생산성이 올라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된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가 느는 선순환도 있다. AI가 일자리를 무조건 줄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제로 LS 일렉트릭 청주 사업장은 AI 도입 후 라인이 10개에서 40개로 증가해 일자리가 늘었다"고 소개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올해 1월 보고서에서 AI로 인해 5년간 9200만개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1억7000만개 생겨 오히려 일자리가 순증한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 전문가, 데이터 검증 전문가 등 AI를 활용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거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