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 정박한 컨테이너선 앞으로 중국 오성홍기가 나부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기존 20%에 더해 총 54%가 된다. 오는 9일 자정(현지시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중국도 보복 수단을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중국 상무부가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단호한 반격을 예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캡처
이날 궈자쿤(郭嘉昆) 외교부 대변인도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는 출로가 없다”며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과 협상을 통해 경제무역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가 발효되는 9일 전에 담판 여부를 묻자 궈 대변인은 즉답 대신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관세 인상 등 일방적인 괴롭힘에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미국과 타협 여지를 남겼다. 상무부는 "중국은 미국이 즉시 일방적인 관세 조치를 취소하고 무역 동반자와 평등한 대화를 통해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을 요구했다.
중국 전문가 사이에선 상호관세 발표를 두고 "미국의 제 발등 찍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왕원(王文)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장은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운데 약 40%는 100% 의존품"이라며 "미국의 수입업체가 이들 제품을 구매할 때 중국 수출업체에 추가적인 트럼프 관세를 지불해야 하며, 이 비용은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이미 16% 안팎으로 줄었고, 특히 대미 수출 의존도는 약 2%로 낮아진 상태"라며 "중국인은 이번 관세가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도 트럼프발 관세폭풍에 일찌감치 대비해왔다. 앞서 리창(李强) 총리는 지난달 23일 중국발전포럼(CDF) 기조연설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새로운 '증량정책(확장적 재정·금융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오는 9일 미국의 관세 발효에 맞춰 상징적인 추가 보복과 함께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2월 중국은 미국이 10% 추가 관세 조치를 내리자, 미국산 석탄·천연가스(15%)와 석유·농기계·픽업트럭 등(10%)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를 지원하는 산업 부문을 겨냥했다는 풀이가 나왔었다. 또 지난달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선거구를 겨냥해 농산물 위주로 15%와 1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피아를 가리지 않는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 공격을 빌미로 국제 연대도 도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신화사 계열의 소셜미디어(SNS) 뉴탄친(牛彈琴)은 3일 "전 세계가 깨어나 선입견을 버리고 단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며, 일본·한국·캐나다·유럽연합(EU)이 미국과 타협한다면 미국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