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탄핵 심판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 고등학교는 선고 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3교시 수업 도중 21개 학급에서 학생 400여명이 모두 선고를 생방송으로 지켜볼 수 있게 준비했다. 다만 실제 시청 여부는 교사 및 해당 학급에서 수업 듣는 학생 자율 판단에 맡겼다. 학생들은 방송이 시작되기 전 헌법과 헌법재판소의 기능 등을 설명하는 영상을 먼저 시청했다. 대통령 파면이 선고될 때도 눈에 띄는 동요 없이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모든 학교서 보고 공부하길” 교육감 ‘1호 공문’

4·2 부산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석준 교육감이 지난 3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는 지난 2일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석준 교육감이 일선 학교에 내린 ‘1호 공문’이다. 교육감 취임 당일 전달된 공문인 데다, 김 교육감이 회의 때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며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도 공공연히 알려졌다. 이에 대부분 학교에선 이 공문을 단순 ‘안내’가 아닌 권고, 혹은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후폭풍 없을까” 일선 우려도
부산 중등학교 사회교사로 일하는 A씨는 “(공문의) 취지와 방향성은 이해된다”면서도 “모든 학교에 사실상의 ‘독려 공문’을 보낸 방식은 거칠다”고 말했다. 역사교사인 B씨는 “교사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이번 탄핵 과정과 내용을 아이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털어놨다. “예민한 사안인 만큼 차후에 학부모 등으로부터 항의나 민원 등 후폭풍이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시ㆍ도교육청 17곳 가운데 부산을 포함한 10개 지역 교육청이 최근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교육부는 지난 3일 ‘생중계 시청 과정에서 교육기본법 등 위반이 없도록 유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교육청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