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명소인 콜로세움을 찾은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의 대표 관광명소인 콜로세움의 입장권을 구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여행사의 사재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콜로세움 입장권 공식 판매처인 쿱컬처(CoopCulture)와 대형 여행사 6곳에 총 2000만 유로(약 323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AGCM은 이들 여행사가 봇(bot)을 사용해 입장권을 사재기했고, 쿱컬처가 이를 제대로 차단하지 않았다며 전체 과태료 중 가장 많은 700만 유로(약 113억원)를 부과했다. 아울러 쿱컬처는 자사 투어 패키지 판매를 위해 다량의 티켓을 사전에 별도로 확보해둔 사실도 드러났다.
AGCM은 "이에 따라 일반 방문객이 정상 가격으로 콜로세움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결국 방문객은 관광 가이드 서비스, 호텔 픽업 서비스, 우선 입장 등의 옵션이 포함된 더 높은 가격의 상품을 사야 했다"고 설명했다.
콜로세움 일반 입장권 가격은 18유로(약 2만9000원)다. 하지만 이를 재판매하는 여행사의 홈페이지에선 37.5유로(약 6만원)부터 74유로(약 11만9000원)에 이르는 다양한 투어 상품이 판매된다.
콜로세움 입장권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발행되자마자 매진되는 일이 반복됐다. 이에 따른 불만이 제기되자 AGCM은 관련 조사에 나섰고, 이렇게 오랜 기간 이어진 불공정 관행의 실태가 드러나게 됐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에 건립된 지상 4층, 5만명 수용 규모의 원형경기장이다. 과거 로마제국은 물론 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지난해에는 약 1200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전날부터 나흘 일정으로 이탈리아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도 이날 콜로세움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