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025년형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진정한 AI TV의 시작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7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진행된 'Unbox & Discover 2025' 행사에서 2025년형 삼성 OLED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OLED서 LCD로 역주행한 닌텐도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닌텐도 스위치2’ 글로벌 발표 행사에서 공개된 신형 ‘닌텐도 스위치2’(오른쪽)와 기존 모델 ‘닌텐도 스위치1’(왼쪽)의 모습. AFP=연합뉴스
닌텐도는 2017년 출시한 스위치1을 통해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억5000만대를 기록한 만큼, 부품 공급사엔 ‘큰 손’ 고객사다. 업계는 스위치2에 중국이나 일본 업체의 LCD 패널이 탑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닌텐도는 OLED보다 사양이 낮은 LCD를 채택한 데 대해 공식 해명까지 했다. 사사키 테츠야 닌텐도 기술개발 부문 총괄 매니저는 “개발 기간 동안 LCD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며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많은 고민 끝에 LCD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보다 LCD 패널이 더 저렴한 만큼 닌텐도가 비용 절감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LCD 손 뗀 삼성·LG, 중국 의존도↑

김주원 기자
하지만 양사 계열사들은 모두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일 중국 TCL의 자회사인 CSOT에 광저우 LCD 생산 공장 매각을 완료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2022년 충남 아산의 LCD 생산라인 가동을 종료하면서 LCD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중·소형 LCD 패널은 생산하고 있지만, 주로 모니터나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도 LCD TV가 잘 팔리다보니, 국내 가전업체들은 중국이나 대만에서 LCD 패널을 사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CSOT와 대만 AUO 등으로부터 디스플레이 패널을 총 7조5825억원어치 매입했다. 전년 대비 29.3% 늘었다. LG전자도 중국 BOE에서 LCD 모듈을 전년 대비 14% 증가한 3조9539억원어치 구매했다. 이는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조4197억원)을 웃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OLED TV 판매 목표를 각각 200만대, 350만대로 잡았지만 실제 판매량은 144만대와 318만대에 그쳤다. OLED TV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며 수요도 기대에 못 미쳤다.
삼성·LG, OLED TV 공략 강화…관세 수혜 기대감도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삼성전자 AI TV Unbox & Discover 2025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삼성전자는 7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2025년형 TV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 등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TV 라인업을 공개했다. AI 기능을 탑재한 TV 모델 수는 기존 34개에서 61개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Neo QLED는 기존 최대 화면 크기였던 98형에서 올해 115형과 100형 모델이 새로 추가됐다. OLED TV 모델 수도 기존 10개에서 올해 14개로 확대하고 화면 크기를 42형부터 83형까지 다양화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이 지향하는 비전 AI는 사용자의 옆에서 일상을 더 쉽고 편리하게 만드는 동반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기대를 넘어 기존의 스크린으로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의 세계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