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경선 없이 본경선 바로 합류…국힘 '한덕수 특례' 도입하나

국민의힘 일각에서 ‘한덕수 차출론’이 부상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표적 한덕수 차출론자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막산이’, 한 대행을 ‘갓생이’라고 지칭하며 “안동 출신 막산이 vs 전주 출신 갓생이”라고 썼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 대표의 대항마로 한 대행을 꼽은 것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대행을 만나 “(민주당의 탄핵 추진으로) 옷 벗기 전에 대선에 출마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다만 한 대행의 국민의힘 경선 차출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한 대행의 출마 의지다. 당장 한 대행은 이날 윤 의원의 출마 제안에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총리실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선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촉박한 시간도 문제다. 한 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면 원칙적으로 당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총리직을 사퇴해야 한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다음주로 예상된다. 이에 국민의힘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열렸던 2017년 당시의 이른바 ‘황교안 특례’ 규정을 소환하는 이들도 있다.

8년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선선관위는 예비경선을 거치지 않은 사람도 당 지도부 합의가 있을 경우 본경선에 바로 합류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규정을 만들었다. 보수 후보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선 참여를 염두에 둔 조항이었다. 당시 한국당 지도부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강한 반발에도 버텼지만, 황 대행이 특례 도입 사흘 만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를 폐지했다.


9일 첫 회의를 여는 국민의힘 경선선관위가 이같은 ‘한덕수 특례’를 도입할지는 미지수다. 선관위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경선 관련 일정이나 룰은 하나도 없다”며 “특례 규정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선관위 회의에서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