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에서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행 설득에 나선 이들은 크게 두 갈래다. 한축은 국민의힘 몇몇 지도부 인사다. 이들은 윤 대통령 파면 전후 직·간접적으로 한 대행의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인지도 높은 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면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행이 경선 후보자 등록 마감(4월 15일) 전까진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은 복수의 현역 의원들로, 충청권 4선 박덕흠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말 방송 인터뷰에서 “한 대행을 대선 후보로 만들자는 생각을 의원들이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재선 박수영 의원도 대표적인 한 대행 차출론자다. 그는 연일 한 대행과 이재명 대표의 차별화 포인트를 발굴해 알리고 있다. 9일 페이스북엔 “중국에 쉐쉐 vs 한·미동맹 수호자”라고 썼다. 물밑에서 한 대행을 설득 중인 한 의원은 “현재 10여명의 현역 의원이 한 대행이 출마할 경우 돕기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선 참여를 원하는 당 지도부와 달리, 한 대행이 공직자 사퇴 시한인 5월 4일 이전까지만 사퇴한다면 대선 출마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에서 선출된 후보와 ‘반(反) 이재명’을 기치로 단일화를 하면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한 대행은 최근 총리실 간부를 만난 자리에선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한 대행의 출마를 바라는 의원은 통화에서 “대선 출마라는 게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지지층의 바람에 따라 떠밀려가는 경우도 있다”며 “한 대행 출마를 위한 보수 진영 내 분위기는 상당수 조성됐다. 이제 본인의 결심만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