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AP=연합뉴스
석탄 산업 부흥에 가장 적극적인 건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침체된 석탄 산업 확대를 위한 여러 행정 명령을 승인했다. 폐쇄될 예정이었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계속해서 가동하도록 허용하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추진한 석탄 감축 정책을 중단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 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석탄이 필수”라며 “가동 중단된 발전소는 다시 가동하거나, 철거 후 새로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탄을 ‘중요 광물’로 지정하는 동시에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 가동하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탄소배출 주범으로 퇴출 추세…AI로 부활 명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석탄 산업 활성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C(Coal) 제스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화석연료로 AI 칩 생산 “2030년 최대 170배 증가”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0일 발표한 ‘AI 시대의 그림자’ 보고서에서 주요 AI 칩의 제조 과정에 들어간 전력 소비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AI 칩 제조로 인한 전력 소비가 2023년 218GWh(기가와트시)에서 2024년 984GWh로 1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맥킨지의 '2030년 글로벌 로직 및 메모리 웨이퍼 수요와 공급'에서 예측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토대로 AI 관련 칩 제조에 소비되는 전력량을 추정했다. 그린피스 제
AI 칩은 고성능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핵심요소인데, 주요 AI 칩 제조사에 공급되는 GPU와 HBM의 98% 이상(2023년)을 동아시아에서 생산한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공급망 프로젝트 책임자 카트린 우는 “AI 칩 제조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화석연료를 이용한 신규 발전 용량 증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신규 원전과 LNG 발전소를 건설해 AI 산업 활성화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연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LNG는 탄소 배출이 많은 에너지원으로 탄소중립의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반도체 제조 시설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