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112 종합상황실로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60대 남편 A씨가 대포통장 개설 문제로 수사를 받기 위해 6억원가량이 든 은행 통장을 모두 들고 서울로 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직감한 112 상황실기호필 경위는 A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피해자가 다른 전화를 받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점을 알고 있던 기 경위는 문자 메시지로 A씨에게 간곡하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다.
겨우 연락이 닿은 A씨는 이미 범죄자의 말에 완전히 속아 진짜 경찰관의 설명은 신뢰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 경위는 사기범이 A씨에게 호텔로 오라고 하고, 통장을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등 수상한 점을 하나하나 짚으며 설득했다. 결국 A씨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기 경위의 협조 요청을 받은 고속도로순찰대 대원은A씨를 찾아가 그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코드를 찾아냈다.
A씨는 "죄를 지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범죄 피의자로 연루됐다고 하니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며 "퇴직금 등 전 재산을 빼앗길 뻔해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알지 못하는 문자메시지 링크는 접속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