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예측 달리오의 경고 "통화질서 붕괴-군사충돌 우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가 1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부채 증가가 새로운 일방적 세계 질서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은 레이 달리오. 중앙포토.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가 1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부채 증가가 새로운 일방적 세계 질서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은 레이 달리오. 중앙포토.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가 “미국 경기 침체보다 더 나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세계적인 투자자다. 

달리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부채 증가가 새로운 일방적 세계 질서를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수입품 관세와 재정적자 확대, 기존 권력(미국)에 도전하는 신흥 강국의 결합을 매우 파괴적 변화”로 꼽으며 “미 행정부는 의사결정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이런 변화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상호 이익을 위한 협상 대신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달리오는 “아직 수치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관세 정책이) 마치 세계 생산 시스템에 돌을 던진 것처럼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내놨다. 달리오는 “통화질서 붕괴, 정상적인 민주주의 방식에 근거하지 않는 내부 갈등, 세계 경제에 매우 혼란을 주는 국제 분쟁,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현재 상황이 1930년대와 매우 유사하다고 봤다. 1930년대는 미국 대공황을 시작으로 군국주의가 부상했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달리오는 ‘막대한 국가 빚’ 줄이기를 해결책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줄이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보고서에서 4% 지출 삭감, 4% 세수 증대, 약 1%의 실질 금리 인하라는 세 가지를 조합하면 GDP 대비 적자를 3%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달리오 뿐 아니라 월가의 거물이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있다. 오락가락 관세 정책이 역으로 미국 경제를 흔들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관세 정책을 옹호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그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최근 관세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능성이 크고, 많은 사람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 크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자신의 SNS에서 “미국은 처음으로 자국의 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