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신사동 퓨리오사AI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의 기술 소개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전 대표는 “A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GPU(그래픽 처리 장치) 확보 및 NPU(신경망 처리 장치) 개발로 기술주권 확보 ▶글로벌 AI 공동투자기금 조성 ▶지역별 거점대학에 AI 단과대 설립, AI 분야 우수 인재 병역특례 확대, 해외 인재 유치를 통한 인재 양성 ▶AI 관련 규제 완화 ▶모든 국민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한국형 챗GPT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등도 함께 약속했다.
민주당과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AI 정책 구상은 ▶AI를 미래 성장 동력의 지렛대로 삼고 ▶AI 연구개발·인재육성에 국가가 전략적으로 투자하며 ▶이를 통해 창출된 부(富)를 기본소득 등 국민 공동의 부로 환류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른바 ‘AI 국부펀드’를 통한 ‘K-엔비디아’ 육성, 이를 기반으로 한 ‘AI 기본사회’를 구현하겠단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100조원이란 투자 규모에 관해 “기업과 자본시장 등 민간 부문에서만 향후 수년 안에 65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여기에 매년 투입될 정부 재정까지 합하면 5년 임기 내에 100조원 정도가 조성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백준호(오른쪽) 퓨리오사AI 대표가 14일 서울 신사동 퓨리오사AI를 방문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윤후덕 캠프 정책본부장. 국회사진기자단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는 주로 현장의 엔지니어들이 체감하는 애로 사항을 직접 물었다. 백준호 대표 등 퓨리오사AI 관계자들은 “AI 분야는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집적된 자본력, 인력의 충원, 인프라 구축, 펀드 마련 등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국내 우수한 인적 자원이 해외에 유출되지 않도록 다양한 혜택과 지원도 이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강유정 캠프 대변인이 전했다.
이 전 대표의 퓨리오사AI 방문은 출마 선언 이전부터 추진됐다고 한다. 양측의 만남을 주선한 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 박사 출신이자 당 AI강국위원회 간사인 황정아 의원이다. 황 의원은 “당초 AI강국위 차원의 방문을 계획하다 이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캠프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던 AI강국위는 지난달 7일 출범 이후 정부가 민간 자본 유치, AI 데이터센터 설립, 해외 인력 유치 등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 사례를 검토해 정부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강조해 왔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박태웅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중국 등 선도국가의 재정 투입 규모를 고려하면 AI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재원 마련에 대한 충분한 고민도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너무 앞서 나가다 시장에 맡겨야 할 것까지 좌지우지해 돈만 낭비하는 관료주의적 폐해가 없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