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 대행 입장에서 이날 국무회의는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한덕수 출마설’을 꺼뜨릴 수 있는 자리였다. 한 대행과 마찬가지로 2017년 3월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으로부터 대선 출마 요구를 받았던 황교안 권한대행은 조기 대선을 55일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이 한 대행의 14일 국무회의 발언에 주목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대행 측 인사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 한 대행에게 당장 특정 입장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한 대행이 대선 출마와 관련해 고심이 큰 것 같아 조금 더 지켜볼 계획인 듯하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록일인 15일까지 한 대행의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2017년 3월 15일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대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한 대행이 포함된 첫 조사였지만, 이 전 대표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한 대행의 격차가 가장 적었다. 이재명 54.2%대 한덕수 27.6%로 26.6%포인트 차이였다. 반면 이재명 54.3%대 김문수 25.3%로 29.0%포인트 차, 이재명 54.4%대 홍준표 22.5%로 31.9%포인트 차, 이재명 54.0%대 한동훈 18.3%로 35.7%포인트 차였다.
같은 날 여론조사업체 알앤서치가 공개한 자체 여론조사(12~13일 성인남녀 1022명, 자동응답 방식)에서도 한 대행(12.6%)은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 전 대표(44.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김문수(11.1%), 한동훈(7.2%), 홍준표(4.4%) 순이었다.
한 대행 차출론에 대해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반발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를 한 분이 (대선에) 나온다는 것과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SBS라디오에서 한 대행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라며 “당 후보 경선에 뛸 수 있는 시간적인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것을 이렇게 지나간 다음에 나중에 (한 대행과 단일화를) 하는 걸 누가 수긍하겠냐”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한 대행은 트럼프 관세정책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잔략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