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17p(0.95%) 상승한 2455.89로 마감했으며, 달러당 원화값은 28원 오른 1421.90원을 보이고 있다. 뉴스1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739조8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738조5511억원에서 이달 들어 1조3233억원 증가했다. 이미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규모(1조7992억원)에 가까워졌다.
우선 토허제 해제 기간(2월 13일~3월 23일) 늘어난 주택 거래가 1~2개월 시차를 두고 대출에 반영된 영향이 크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86조4588억원으로 4월 들어 7783억원 증가했다. 이 중 전세자금대출은 1471억원 늘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39일간의 토허제가 해제 기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일 기준 서울 전체 매매 거래량은 966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12일 해제 발표 직전 같은 기간(1월 4일~2월 11일) 거래량(4559건) 대비 약 2.1배 많은 규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허제가 풀린 직후 이뤄진 주택 매매 계약과 관련한 대출이 현재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11일 기준 102조1870억원으로 이달 들어 5807억원 늘었다. 5대 은행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 대출 규제가 이어진 데다 연말ㆍ분기 말 상여금 유입,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이 더해진 영향이었다.
4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건 이같은 계절적 요인이 줄어든 데다 미국발 상호관세 여파에 국내외 증시가 요동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신용대출 중에서도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지난달 말 37조5641억원에서 11일 기준 37조7603억원으로 1962억원 늘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미국발 상호관세 영향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급락한 직후인 5~7일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며 “그간 주식 저점 매수 수요가 있을 때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늘곤 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부터 11일까지 국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였음에도 개인이 5조374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금융당국은 4월 이후를 가계대출 관리의 분수령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의 풍선 효과 여부를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면밀히 살펴보고, 금융권과 함께 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