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은 1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관상동맥 내 쇄석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오른쪽부터 권현철, 이주명 순환기내과 교수. 사진 삼성서울병원
관상동맥 안에 생긴 딱딱한 석회 덩어리를 음파를 이용해 제거하는 최신 치료법이 국내에서 처음 시행됐다. 기존 치료법에 비해 덜 복잡하고 시술 시간이 짧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15일 삼성서울병원은 ‘관상동맥 내 쇄석술’을 전날(14일)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 시술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 내 석회화 병변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관상동맥 석회화는 노화나 고혈압·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혈관 내벽에 칼슘이 쌓여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근경색 등 심각한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새로 도입된 쇄석술은 특수 카테터(의료용 관)를 관상동맥에 삽입해 석회화된 병변을 분쇄하는 시술이다. 카테터에 달린 에너지 발생 장치가 순간적으로 고압의 음파를 생성해 병변에 균열을 만드는 원리다. 미국에서는 지난 2021년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달 31일 안전성·유효성이 인정된 신의료기술로 고시했다.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 시술의 성공률은 92.4%에 달한다. 일본에서 진행한 후속 연구에서도 성공률은 93.8%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치료법인 죽종 절제술, 고압 풍선 혈관성형술 등에 비해 혈관 손상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낮은 점이 장점이다. 시술도 덜 복잡하고 시간도 비교적 짧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중재시술팀(권현철·최승혁·한주용·송영빈·양정훈·이주명·최기홍·이상윤 순환기내과 교수)은 심한 석회화 병변을 동반해 기존 시술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중증 협착 환자에 대해 14일 쇄석술을 시행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권현철 교수는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통해 더 많은 환자가 튼튼한 심장혈관으로 건강히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은 ‘심장혈관 핫라인’을 운영해 타 병원에서 의뢰받은 복잡한 병변 환자 등을 치료하고 있다. 매년 1400여건의 관상동맥중재술이 이곳에서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