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택우 의협 회장은 15일 회원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이제 선배들이, 전국의 의사들이 함께 나설 차례"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의료 본질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숫자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지역의료·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협 회원을 향해서는 "우리 손으로 우리 후배들의 일상을 돌려주자"고 했고,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의대생에겐 "당신들이 걸어온 그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겠다. 의료의 본질을 지키는 싸움을 이제 함께 시작하자. '그 명분'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호소했다.
의협은 오는 20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연다. 의협이 말하는 의료 정상화란 "의대 증원 발표 이전인 지난해 2월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김성근 의협 대변인 지난 8일 브리핑)이다.
의협은 정부에 ▶2026학년도 모집정원 3058명 확정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해체 ▶정부·국회·의료계 공식 테이블 마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2일 내부 공지를 통해 "본 회(대전협)는 정부 입장 변화가 있다면 대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집회 참여 독려 부탁한다. 20일 숭례문에서 보자"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조만간 다시 지역을 돌며 찾아뵙고 이야기 듣겠다"며 전공의·의대생과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10일 박명하 의협 상근 부회장 등과 함께 광주광역시를 찾아 지역 전공의·의대생을 만나기도 했다. 관련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학생들 의견을 듣고, 집회 참여를 독려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사진 대한의사협회
의협은 20일 예정된 집회에 5000명에서 최대 1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시·도 의사회는 단체 버스 대절과 의대생을 위한 식사·경비 지원 등 집회를 위한 실무 준비에 들어갔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 내부에서도 전공의·의대생의 복귀 명분을 찾고 있지만, 당사자들이 워낙 강경해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박성 투쟁으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 주 유급 사태가 현실화하면 사실상 회복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