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 인근에서 시위대가 하버드대 지도부에 연방 정부의 대학 간섭에 저항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교내 구성원들에 보낸 편지에서 "우리 대학은 독립성을 포기하거나 헌법상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정부도 사립대학이 무엇을 가르치고 누구를 입학시키고 고용할 수 있는지, 어떤 분야의 연구와 탐구를 추구할 수 있는지를 지시해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와 맺은 2억5560만 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계약과 87억 달러(약 12조80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학교 측에 통보한 바 있다.
"정부가 마스크 착용 및 DEI 금지 요구"

지난 2024년 4월 25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에서 가자지구 전쟁 반대하는 한 시위자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두르고 있다. AP=연합뉴스
가버 총장은 "정부는 우리에게 반(反)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책위의 요구는)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며 대학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규제를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하버드대 교수들도 저항에 동참했다. 미국대학교수협회(AAUP) 하버드 지부는 지난 11일 트럼프 행정부가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WSJ은 "하버드대의 저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 초 대학에 압력을 가한 이래 가장 큰 반발"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대학 곳곳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집회를 반유대주의로 규정하고 이를 방조하는 대학엔 연방정부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컬럼비아대에 4억 달러(약 5700억) 규모의 자금을 삭감했고, 브라운·프린스턴·노스웨스턴·코넬대 등도 연방정부 자금 지원이 취소됐거나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를 비롯해 미국 내 60개 대학에 캠퍼스에서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민권법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대학에서 '증오 이념'을 주장하는 외국인 학생의 비자를 취소한다는 행정명령에 따라 집회에 연루됐던 일부 학생들을 체포하면서 소송전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