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는 지난 15일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한 가운데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군 F-35A, F-16, 미국의 F-16 전투기 등이 기동하는 모습. 사진 국방부, 뉴스1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8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최근에 미국은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 항공모함을 비롯한 전략자산들을 공개적으로 투입하는 놀음에서 역대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며 "미국의 전략 수단 전개가 비상조치의 일환이 아니라 일상적인 군사적 관행으로 고착되고, 지역 안전 환경을 위협하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략자산 전개 놀음의 엄중성은 단순히 횟수의 증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우리 국가에 대한 공격 전술과 절차 등에 관한 숙련도를 높이고 임의의 시각에 실지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는 준비를 완료하는 과정"이라며 "지역의 안전 환경에 악성 불안정 요소를 항구 고착시키려는 미국의 침략적 기도를 강력한 힘으로 억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15일 미국의 B-1B·F-16과 공군의 F-35A·F-16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이 B-1B가 동원된 연합 공중훈련을 공개한 건 올해 들어 세 번째이자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두 번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한·미의 정례 연합훈련을 빌미로 한반도 정세 격화의 책임을 미루는 한편 핵무력 강화 노선을 계속 추진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관계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은 자위적 억제역량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비대칭적·기습적·핵 조기사용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여기에는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상당 기간 북한에 대한 관여에는 나설 여력이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몰두하게 되면, 한반도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김정은은 '트럼프가 자기 정치·경제 어젠다에서 북한 문제를 상위에 놓을 때까지 먼저 손 내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건 장기전을 염두에 둔 일종의 '간접적 시간벌기'이자, 협상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