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사업비 8조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사업을 두고 국내 조선업계와 유럽 현지 업체가 맞붙는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모습. 사진 한화오션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방위산업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는 지난 4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 전략 설명회를 열었다. 한화는 이날 6년 이내 첫 잠수함 납품, 1억 달러(약 1420억원) 인프라 투자 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해군이 함정 현대화를 위해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추후 유지·보수·정비(MRO)까지 더하면 총 사업비가 8조원에 달한다.

야로스와프 지미안스키 폴란드 해군총장 등 해외 5개국 19명의 잠수함 관련 주요 군 관계자들이 지난해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생산설비 등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 한화오션
현지 투자 계획을 내세운 건 양사의 공통 전략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폴란드 정부에 현지 MRO 시설 설치 등 추가 투자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끼리 정면으로 맞붙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로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라며 “큰 틀에서 한국이 수주를 따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공유하다 보니 폴란드에 여러 형태의 K조선 선택지를 제안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덴마크 왕립 육군사관학교에서 연설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폴란드 정부 입장에서 잠수함은 지상 무기보다 도입이 시급하지 않기 때문에 납기가 빠른 국내 업체의 장점이 덜 부각된다”라며 “수주를 따내기 위해선 국내 기업 간 전략적 협력에 더해 금융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