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자산 변동성 급증의 반대급부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며 금값이 4% 가까이 급등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뉴스1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3.61% 상승한 온스당 3338.43달러에 거래됐다. 거래 초반엔 온스당 3357.4달러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하루 사이 3.27% 뛴 온스당 3346.4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26.7% 치솟은 금 선물도 역대 최고가다.
미국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를 통해 “금 선물 거래량이 ‘매그니피센트 세븐(M7)’을 제치고 월가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에 등극했다”고 분석했다. M7은 애플을 비롯해 아마존, 알파벳 등 미국 7대 대형 기술주를 의미한다. 이어 BoA는 “펀드매니저 상당수가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를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며 “(이들은) 미국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이는 한편, 금이 올해 최고의 투자 자산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도 달러화로 표시되는 금값의 오름세를 부채질한다. 달러값이 하락하면 다른 통화로 금괴(골드바)를 구입하는 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6일 99.38까지 하락했다. WSJ은 “연중 하락률은 8.5%로 (지수 역사상) 4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자의 안전 피난처’인 동시에 인플레이션(물가) 헤지수단,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까지 모든 상황이 금값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금값은 연내 온스당 3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