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한 달, 대체 외국인 선수가 오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개막 후 한 달이 지났다.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구단은 아직 한 팀도 없다. 퇴출 위기에 몰렸던 일부 외국인 타자도 이달 중순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대부분의 구단이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성과에 꽤 만족하는 분위기다.  

다만 부상자는 나왔다. SSG 랜더스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4)가 최근 오른쪽 허벅지 모낭염 치료를 받았다가 "감염 예방과 회복을 위해 6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LG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0)도 오른쪽 허벅지 내전근이 손상돼 6주 이상 재활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SSG와 LG는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단기 아르바이트 선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2월 LG의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한 코엔 윈. 연합뉴스

지난 2월 LG의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한 코엔 윈. 연합뉴스

SSG가 에레디아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라이언 맥브룸(33)은 1루수와 우익수 수비가 가능한 오른손 거포형 타자다. 2019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해 3시즌 통산 66경기에서 타율 0.268, 홈런 6개,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했다. 2022년부터 2년간 일본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뛰었고, 미국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다 '6주 단기 아르바이트'를 위해 한국에 왔다. 맥브룸는 7만5000달러(약 1억653만원)를 받는다.  

에르난데스 대신 마운드에 오를 코엔 윈(26)은 2024 프리미어12 호주 국가대표 출신이다. 겨울에 프로야구 시즌을 치르는 호주 리그에서 지난 시즌 1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윈은 지난 2월 LG의 미국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2주 동안 함께 훈련한 경험이 있다. 다음 시즌부터 시행하는 아시아 쿼터를 대비하려고 미리 초청한 건데, 에르난데스가 다치면서 예상보다 빨리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윈에게 이번 6주는 사실상의 '아시아 쿼터 테스트'가 된다. 윈의 계약 금액이 1만1000달러(약 1563만원)에 불과한 이유다.  

SSG가 부상 중인 에레디아의 단기 대체 타자로 영입한 라이언 맥브룸. 사진 SSG 랜더스

SSG가 부상 중인 에레디아의 단기 대체 타자로 영입한 라이언 맥브룸. 사진 SSG 랜더스

KBO리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했다. 원래 계약한 외국인 선수가 다쳐 복귀에 6주 이상 걸릴 경우, 그 선수를 재활 명단에 올리고 다른 선수를 대신 기용할 수 있는 규정이다.  


1호 선수는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였다. 그는 지난해 5월 22일 SSG와 계약해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한 뒤 두산 베어스로 옮겨 브랜든 와델의 대체 선수로 뛰었다. 지난해 우승팀 KIA 타이거즈는 투수 캠 알드레드(윌 크로우 대체)와 에릭 스타우트(제임스 네일 대체)를 두 차례 영입해 전력 공백을 최소화했다. 한화 이글스 라이언 와이스는 지난해 6월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체 선수로 왔다가 유일하게 정식 계약하는 성공 사례를 남겼다. 와이스는 올해 재계약까지 해내면서 한화의 2선발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