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인 20대, ‘부정행위 AI’로 빅테크 면접통과 “모든 것을 속이자”

로이 리는 지난 21일 자신의 엑스를 통해 레스토랑에서 AI(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나이와 예술 지식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시연 영상을 공유했다. 사진은 영상 속 한 장면. 사진 로이 리 엑스 캡처

로이 리는 지난 21일 자신의 엑스를 통해 레스토랑에서 AI(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나이와 예술 지식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시연 영상을 공유했다. 사진은 영상 속 한 장면. 사진 로이 리 엑스 캡처

미국의 한 한인 20대가 자신이 개발한 ‘부정행위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빅테크 인턴십 면접을 통과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해 75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해당 AI 도구가 누군가를 속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도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AI 스타트업 ‘클루엘리(Cluely)’는 최근 530만 달러(약 75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스타트업은 시험과 면접, 영업, 통화 등 여러 상황에서 상대방을 속일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 이름과 같은 ‘클루엘리’라는 AI 도구를 제공한다.

이 AI는 사용자 브라우저 내 보이지 않는 창을 통해 질문에 대한 실시간 답변이나 요약 정보를 제공한다. 이 창은 상대방에게는 보이지 않아 면접관이나 시험 감독관의 눈에 띄지 않고 AI 부정행위를 할 수 있게 한다.


이 스타트업은 21살의 한인 로이 리(한국명 이정인)와 닐 샨무감이 공동 창업했다. 두 사람은 컬럼비아대 2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2월 이 도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학교 측으로부터 1년 정학 처분을 받고 자퇴했다.

클루엘리는 이 개발자 채용 면접시 코드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해주는 ‘인터뷰 코더(Interview Coder)’라는 이름의 AI 도구로 개발됐다. 이씨는 이를 이용해 아마존, 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의 개발자 인턴십 면접을 통과해 오퍼까지 받았다.

이씨는 이 도구가 “화면을 보고 오디오를 들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실시간으로 도움을 주는 완전히 탐지 불가능한 AI”라고 소개했다.

이씨는 아마존과 면접 과정에서 이 도구를 사용하는 장면을 직접 촬영해 이를 공개했다. 이 영상이 인기를 끌자 아마존이 항의하면서 학교 측에 징계를 요청했고 결국 그는 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클루엘리를 창업했고 인터뷰 코더를 시험이나 면접과 영업, 회의 등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이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에 “클루엘리가 출시됐다”며 “모든 것을 속이자(cheat on everything)”는 문구를 올리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이 레스토랑에서 이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나이와 예술 지식에 대해 거짓말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자신만 볼 수 있는 창을 통해 AI로부터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 상대방과 대화하는 방식이다.

클루엘리는 자사 AI 도구에 대해 “과거에는 부정행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일상화된 계산기나 맞춤법 검사기처럼 결국 보편화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