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을 만난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담당 특사. AP=연합뉴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가 이번 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2023년 7월 촬영된 크림 대교의 모습. 크림 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 반도를 잇는 다리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미국 측은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크림 반도 영유권 인정 및 대러 제재 해제 등을 담은 협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위트코프 특사가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과 회담한 후 낸 아이디어"라고 전했다. 이날 CNN은 "푸틴이 지난달 트럼프에게 선물한 초상화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짚기도 했다. 초상화엔 지난해 대선 중 암살 미수 사건 당시 트럼프가 피를 흘리면서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크림 반도 관련 제안은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헌법에 어긋나는 일이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을 인정하는 어떤 협상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그룹의 무즈타바 라흐만 유럽담당 이사는 WP에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대가로 무엇을 얻느냐는 것이 궁극적인 질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에 미국과 유럽이 참여해주길 원한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미국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 참여하지 않고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파병한 평화유지군을 중심으로 안전보장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러 잇따라 밀착 행보…미·우크라 회담은 아직
미국과 러시아가 잇따라 밀착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양자 회담은 아직 계획이 없다. 젤렌스키는 22일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며 트럼프와 만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의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전선에서의 긴장감도 여전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서부) 블라디미르주 군부대 영토에서 화재가 발생해 창고에 보관 중이던 탄약이 폭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사고가 발생한 탄약고는 러시아군이 보유한 대형 탄약고 중 하나이며, 사고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마셩쿤 주우크라이나 중국대사를 초치했다. 중국이 전쟁에 자국민을 참여토록 했고 러시아에 무기 지원까지 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측이 역내 기업들의 러시아 화석연료 계약 체결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