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휴일이면 렌터카로 가득 들어차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주차장. 최충일 기자
제주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광객의 트렌드가 젊어지고 있다. 전기차 이용이 꾸준하고 MZ세대가 정보검색과 가격비교 등에 능숙한 세대인 만큼 대여 시점도 되도록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는 24일 렌터카 예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주 여행객의 렌터카 이용법을 분석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 여행-렌터카편’ 발표했다. 렌터카는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70~80%대의 이용률을 유지 중이다.
이번 분석 자료는 2021년부터 문화 빅데이터 플랫폼에 개방하고 있는 가격 비교 플랫폼 ‘제주 패스(88개 업체·1만8272대 등록)’의 예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 지난해 렌터카 이용 주력층은 3040세대가 전체 이용자의 절반이 넘는 62%에 달했다. 30대가 35%로 가장 많았고 40대 27%, 20대 이하 21% 등 순이다.
제주시내의 한 렌터카 차고지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렌터카들. 최충일 기자
가격 비교 등이 익숙한 3040 세대의 이용률이 높은 만큼 렌터카 예약 시점도 점차 실제 여행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루 전 예약이 전체의 10%, 당일 예약도 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제주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행상품과 항공권의 경우 3~4주 전에 예약하는 경우가 55%에 달했지만, 렌터카는 여행 출발 7일 전 예약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7일 전 예약하는 경우가 42%에 달해 가장 많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하루 전 혹은 당일 예약이 많아졌다”며 “가격 비교 플랫폼이 자리 잡으며 MZ 세대를 중심으로 실시간으로 가격을 비교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시점을 찾는 방식으로 예약 패턴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는 가성비, 30대는 실용성, 40대는 여유
여행 일정에 따라 렌터카 인수·반납 시간도 달랐다. 1박 2일 일정의 경우 68%가 오전에 렌터카를 인수, 짧은 일정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였고, 4박 이상의 경우 70% 이상이 오후에 차량을 인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선택 차종의 비율도 차이가 났다. 20대 이하는 가성비의 준중형(27%), 30대는 실용적인 SUV(21%), 40대 이상은 여유롭고 넉넉한 중형차(23%)를 가장 선호했다.
충전기와 연결 중인 전기차 렌터카. 최충일 기자
특히 전기차는 지난 2022년부터 꾸준히 12~13%대의 이용률을 보여 수입차, 승합차 경차의 인기를 넘었다. 문정혁 제주관광공사 홍보과장은 “특히 30대는 전기차(16%) 이용비중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며 “전기차 렌터카의 이용이 꾸준한 것은 최근의 실용성과 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