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중고제품 이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중고거래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51.8%가 “3년 전보다 중고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고 답변했다. 중고거래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비중은 75.3%인 반면, 부정적 답변은 1.9%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이 중고거래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응답자들은 ‘중고로 사서 중고로 되팔 수 있다는 점이 경제적으로 매력적(68.6%)’이고,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소비 방법(67.5%)’이라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도 ‘구매해서 소유하기보다는 원하는 만큼 싫증 나지 않을 때까지 이용하고 싶다(56.2%)’ ‘환경을 고려해 중고제품을 구매한다(51.7%)’는 등 사용 경험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트렌드도 확인됐다.
특히 패션 분야에서 중고거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48.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일반 패션 시장 성장률(8.4%)의 6배 수준이다.
여기엔 유행이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일명 ‘패스트 패션’에 대한 사회적 비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는 “폐기 사이클의 속도를 부추기는 패스트 패션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옷에 대한 인식을 ‘일회용품’으로 심어주면서 의류 폐기물의 급속한 증가를 가져왔다”며 “자원 순환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고 패션 플랫폼과 같은 ‘순환유통’ 비즈니스 모델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 주 이용층이 MZ세대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총 가입자 중 MZ세대 비중이 78%를 차지했다. 이미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박사는 “중고패션 소비가 경제적 실용성, 소유보다 경험 중시 소비문화, 패션을 통한 자아·개성 표현 욕구 증가 등의 복합적 영향으로 소수의 개성적 취향에서 MZ세대의 소비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며 “향후 소셜미디어와 결합한 사용자 간 직접거래(C2C)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