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파업 개입 의혹' 명태균 첫 경찰 조사…고발 5개월만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해 11월 4일 오전 경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 파업 개입 의혹' 관련 명태균(54)씨를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안대훈 기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해 11월 4일 오전 경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 파업 개입 의혹' 관련 명태균(54)씨를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안대훈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파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지 5개월 만에 경찰이 처음으로 조사에 나섰다.

25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3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명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장시간 조사했다. 경찰은 명씨에게 파업 당시 대우조선해양을 찾은 경위 등 관련 내용을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명씨의 대우조선 파업 개입 의혹을 밝혀달라며 명씨를 고발한 데 따른 것으로,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한 언론은 파업이 한창이던 2022년 7월 명씨가 대우조선해양을 찾아 사측 관계자에게서 파업 상황을 보고받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도 명씨가 정부 대응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라며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녹음 파일에서 명씨는 "조선소고 뭐고 내용을 잘 몰라서 (대우조선해양) 이용호 부사장한테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했지"라며 "대통령하고 사모한테 강경진압하라고 다 보고했어"라고 말한다.


또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한 거(보고서를 써준 것)니까 믿고는 있지만, 대통령하고 사모님한테 이야기한 게 있어서 가서 눈으로 보기라도 해야 나중에 물어보면 할 말이라도 있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명씨가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정부가 그 위계에 속아 파업을 진압하게 함으로써 정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명씨 측은 이번 경찰 조사에서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 없고, 파업과 관련한 정부 대응과 명씨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명씨 진술이 사실인지, 정부 대응과 명씨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가 맞는지 등을 확인하며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