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포르쉐 새벽에 '쾅'…6500만원 챙긴 보험사기단 수법 [영상]

고가의 중고 외제차를 사 고의로 사고를 내고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일당 1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정모씨 등 10명을 적발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주범인 정씨 주도로 외제 차인 벤틀리와 포르쉐를 중고로 사들이고 누구나 운전해도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종합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사기 일당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범행 전 과정에서 텔레그램을 이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포르쉐 차량(오른쪽)을 뒤따라가던 벤틀리 차량(왼쪽)으로 고의로 추돌시킨 후 우연히 사고가 난 것처럼 꾸민 범행 현장. 사진 일산서부경찰서

포르쉐 차량(오른쪽)을 뒤따라가던 벤틀리 차량(왼쪽)으로 고의로 추돌시킨 후 우연히 사고가 난 것처럼 꾸민 범행 현장. 사진 일산서부경찰서

이들은 이어 지난해 4월 5일 심야에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의 한 도로에서 정차한 포르쉐를 벤틀리가 추돌하는 방식으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를 노려 사거리에서 점멸신호에 정차 중이던 포르쉐 차량을 뒤따라가던 벤틀리 차량으로 추돌시킨 다음, 우연히 사고가 난 것처럼 꾸몄다.  

이후 범행 현장에서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한 뒤 보험사를 속여 차량 수리비와 치료비 등 명목으로 총 6500만원을 보험금을 받은 뒤 나눠 가졌다.

수상함을 감지한 해당 보험사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경찰은 차량의 블랙박스와 외부 폐쇄회로TV(CCTV), 보험사 콜센터 통화내용 분석, 통신수사 등을 통해 10개월간 끈질기게 수사해 관련자 전원을 검거했다. 블랙박스에는 이들이 범행에 대해 논의한 대화 내용이 일부 남아 있었으며, 사고 전 두 차량이 나란히 운행하며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고의 교통사고 위치도. 그래픽 일산서부경찰서

고의 교통사고 위치도. 그래픽 일산서부경찰서

이들은 동네 선후배나 친인척 등으로 아는 사이로, 대부분 경기 악화로 생활이 어려워지며 범행에 가담했다. 주범인 정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이전에도 보험사기 전력이 있는 인물로, 이 사건 송치 이전에 음주운전 등으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이와 같은 보험사기 범죄가 향후 보험료 상승 등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최근 더 교묘해진 보험사기 범죄 동향 분석을 하고, 민간 및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보험사기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