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수목원 연구원이 장수하늘소 애벌레를 손에 들고 있다. 천권필 기자
장수하늘소 애벌레는 통 속에 있는 느타리계 균류를 먹으면서 자라는데요. 큰 애벌레는 80g까지 무게가 나가는 데 들면 야구공처럼 묵직하죠.
김창준 국립수목원 연구사가 통을 가리키면서 설명했다. 그가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애벌레를 보니 마치 외계 생명체를 보는 것처럼 거대한 크기에 압도됐다. 김 연구사는 “현재 사육동에는 애벌레와 번데기, 성충을 다 합쳐서 500여 개의 개체가 있다”고 말했다.
12년째 광릉숲에서 장수하늘소 복원

장수하늘소를 복원 중인 국립수목원 산림곤충스마트사육동. 국립수목원 제공
과거에는 서울 북한산 일대와 강원 춘천 등 중부지방 곳곳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크고 화려한 모양으로 인해 무분별한 포획 대상이 되고, 서식지까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1968년에 국내 곤충 중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2012년에는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위치 추적해 서식 선호지 분석…짝짓기도 포착

초소형 칩을 부착한 뒤 자연에 방사한 장수하늘소. 국립수목원 제공
숲에서 워낙 드물게 발견되는 탓에 장소하늘소의 생태적 특징에 대해서는 그동안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이에 국립수목원은 장수하늘소의 행동반경과 서식지 선호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초소형 추적 칩을 부착한 뒤 자연에 방사했다. 그 결과, 장수하늘소는 활엽수림을 선호하며, 직경이 30㎝를 넘고 50년 이상 자란 나무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야생 수컷이 추적 중인 암컷을 찾아와 짝짓기를 시도하고, 암컷이 서어나무에 산란하는 모습을 포착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매년 20개체 방사 “천연기념물 해제 목표”

광릉숲에 장수하늘소를 방사하는 모습. 국립수목원 제공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광릉숲뿐만 아니라 원래 살았던 경기 북부, 강원도에서도 장수하늘소 번식에 성공해 천연기념물에서 지정 해제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