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방위산업 4사가 무기 해외 수출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합산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중동 사막을 달리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이어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로템·LIG넥스원도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방산 4개사의 지난 1분기 합산 매출이 8조264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지 1개 분기 만에 분기 매출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4개사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8597억원으로 전년 동기(1971억원)의 4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달 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에 대한 기대도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매출 1조2766억원, 영업이익 18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7%, 319.2% 늘어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수출 계약을 맺은 현대로템은 올해까지 1차 계약분(180대)을 모두 납품할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영업이익(648억원)이 3.3% 줄지만, 매출(8042억원)은 5.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미사일 요격 체계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던 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잡힐 예정이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지난달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10회 국제 국방 및 재난 방지 기술 전시회(SITDEF)'에서 KAI 부스를 방문한 관계자에게 전시 기종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 방산 기업들이 해외로 뻗어 나갈 수록 유럽 등 방산 선진국 기업들과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레오파르트 전차로 유명한 독일(라인메탈)과 라팔 전투기를 개발한 프랑스(다쏘), 영국(BAE시스템)과 이탈리아(레오나르도)까지 유럽엔 시장을 주름잡는 대형 방산업체가 즐비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8000억 유로(약 1260조 원)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1500억 유로(약 235조원)는 유럽산 무기 구매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무기 지원 자금의 80%가 해외로 간다면 유럽에 좋지 않은 일”이라며 역내 방위산업 협력을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이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