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결과 발표 후 김문수(왼쪽부터), 한동훈, 안철수, 홍준표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선에 참여했던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허겁지겁 단일화를 밀어붙일 거였다면, 도대체 왜 경선을 했나”라며 “한덕수 후보가 점지된 후보였다면, 당 후보들은 들러리였느냐”고 했다. 이어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후보가 주도적으로 방식과 절차를 고민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동시에 이날 김 후보를 만나 “후보가 생각하는 단일화에 대한 타임 테이블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나경원 의원도 “(단일화는)전당대회 절차를 거친 후보가 주도해야 한다”며 김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김 후보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단일화 로드맵을 제시해달라고 했다”면서도 “당은 후보자를 교체할 수 없다. 당헌·당규에 없고, 공당의 모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8~11일 사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공고한 것을 두고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김문수 후보의 지위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김재원 김문수 후보 비서실장)이라는 김 후보 측의 의구심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다.
반면 김 후보와 마지막까지 경쟁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 보기에 부끄럽고 죄송하지 않으면 계속 안에서 싸우라”며 단일화 내홍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피고인이 대통령이 되면 공판절차를 정지시키는 법안을 오늘 처리한다. 독재 국가가 눈앞에 와있다”며 “저는 이재명 독재와 계속 싸우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보류한 채 자신만의 ‘정치 플랫폼’을 만들어 독자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경선 때보다 당의 분열만 깊어지고 있다”며 “단일화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당의 화학적 결합을 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