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10일에 내린 폭우로 전북 군산시 한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제공
7일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올해 장마철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묻자 “작년 여름에도 시간당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빈번하고, 그 이후로는 역대급의 열대야와 폭염이 발생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장마철 기상 패턴은 점점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변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장마철을 앞두고 집중호우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되는 6월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가능성이 각각 40%인 반면, 적을 가능성은 20%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면서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돼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겠다”고 예측했다. 7월 역시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반도 집중호우 10배 증가…예측도 어려워

왼쪽부터 1961~2020년 동아시아 집중호우(일 강수량 100㎜ 이상) 빈도 변화. 한반도와 서일본, 중국 내륙에서 증가 추세(붉은색)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른쪽은 한국의 집중호우 빈도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상청 제공

폭우가 내린 지난해 7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산 쓴 학생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또 전통적인 장마전선(정체전선) 형태뿐 아니라 다양한 기압 패턴에 따른 집중호우가 여름철에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기상 예측도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손 교수는 “경기만 일대에서 구름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수도권에 1~2시간 만에 집중호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특정 지역에만 소낙성 강수가 내리는 현상도 최근에 빈번해지고 있다”고 했다.
“폭염+폭우 복합재해 대비해야”

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의 산불 피해 집에서 작업자들이 폐기물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전례 없는 산불 피해를 본 경북 지역은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큰 상황이다. 정부 합동 조사 결과, 경북에서 산사태 예방을 위해 응급 복구가 필요한 지역이 201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등 대도시 지역도 최근 지반침하(싱크홀)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장마철을 앞두고 안전을 점검해야 한다.
손 교수는 “복합재해가 동아시아에서 매우 두드러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