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카나나 공개... 콘텐트 부진에 매출·영업이익은 감소 [팩플]

카카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적응할 수 있을까. 카카오가 차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준비해 온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의 베타(시범) 버전을 공개했다. 하지만 시범 공개치고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는데다, 1분기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앱 카나나를 출시했다. AI 메이트(친구) ‘카나’와 ‘나나’가 일대일(1:1) 및 단체 채팅방에 함께 들어가 대화 맥락을 파악해 일정 관리 등을 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AI 서비스들이 AI와 사용자 간 1:1 대화를 하는 챗봇 형태인 반면, 카나나는 이용자들끼리 진행되는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준다. 메이트의 성격도 ‘친구같은’, ‘전문가같은’, ‘분위기 메이커’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고, ‘말을 적게, 간결하게 하는’ 처럼 이용자가 원하는 대화 스타일을 직접 입력해 설정할 수도 있다. 카나는 단체 채팅방에서 대화를 정리해주고, 나나는 이용자와의 1:1 대화에서 도움을 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접 써보니

카나나 베타 버전을 다운로드받고, 지인을 초대해 1:1 대화를 시작했다. 토요일 오후에 약속을 잡고, 비 소식이 있다는 대화를 한 후, 실내 쇼핑몰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후 나나에게 ‘OO과 토요일 약속 뭐였지?’라고 묻자 대화 내용을 정리해주고 최종 약속 내용을 말해줬다. 약속 장소와 시간을 어떻게 정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일일이 대화를 읽어보지 않고 복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아직 캘린더 연동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카카오 측은 “향후 3주마다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캘린더 등 기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나나 앱에서 대화한 내용을 AI 메이트 '나나'가 정리해준 내용. 다만 일요일인 11일을 토요일이라고 표현하는 등 오류도 발견됐다. 카나나 캡처

카나나 앱에서 대화한 내용을 AI 메이트 '나나'가 정리해준 내용. 다만 일요일인 11일을 토요일이라고 표현하는 등 오류도 발견됐다. 카나나 캡처

 
하지만 이 기능은 카카오톡이 아닌 별도 앱 카나나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즉 사용자와 지인 모두 카나나 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이를 두고 이미 AI 챗봇 서비스가 대중화된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굳이 ‘카나나’를 이용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IT기업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이미 2016년부터 내부에서 개발자들이 챗봇을 개발해서 대화방에서 불러 사용한 경험이 있는 회사”라며 “개인 정보 문제가 있으면, 사용자 동의를 받으면 될 일인데 굳이 별도 앱을 만든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처럼 수천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확보한다기보다 이용자들에게 AI 메이트라는 경험을 확장시키는게 카나나 앱의 기획 의도”라고 말했다.


최신 정보에서 틀린 답을 내놓는 등 오류도 있었다. 나나에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누구야’ 라는 질문에 차기 대통령 선거가 2027년이라고 답하거나, ‘카카오 1분기 실적 알려줘’라는 질문에 2024년 1분기 실적을 내놓는 등 잘못된 답이 나왔다.

카나나에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물어본 대화 내용. 카나나 캡처

카나나에게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물어본 대화 내용. 카나나 캡처

 

카카오, 실적도 악화

카카오는 이날 202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카카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1조 86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05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다. 실적 악화 원인 콘텐트 부문의 부진이다. 콘텐트 부문 매출은 870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 직전 분기(2024년 4분기) 대비 4%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픽코마 등 스토리 사업 (2126억원)과 SM엔터테인먼트 등 뮤직 사업(4739억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6% 감소, 미디어 사업 매출은 751억원으로 21% 감소했다. 반면 카카오톡·모빌리티·페이 등 플랫폼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4% 증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이용자가 카나나 앱을 써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 몇 년 내에 (카나나 등 AI 앱으로) 수익이나 성장을 이끌어내기엔 부족하다”면서도 “하반기 카카오톡 발견 영역 업데이트 등으로 트래픽과 광고를 늘릴 수 있다면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