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연합뉴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9일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를 가지고 기준금리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달 통방 회의의 가장 큰 관심은 한은이 전망하는 한국 경제성장률이다. 지난달 회의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 인하 횟수는) 5월 경제전망을 할 때 (성장) 폭이 얼마나 낮아질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했었다.
이 총재가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향할 수 있다고 이미 경고한 만큼, 이달 금리 인하는 유력하다는 게 전문가들 생각이다. 또 다른 관건은 금리 인하 폭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예상보다도 더 크게 떨어진다면, 한은이 금리 인하 횟수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그간 이 총재는 “올해 1~2회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가 심각하면 연내 3회 이상으로 금리 인하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29일 통방 회의에서 금리 인하 폭이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로 확대하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다만 이 총재 “금리 내리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면서도 “(빅컷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변수는 널뛰는 환율이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 값은‘약달러’ 기조를 반영해 약 5개월 만에 1300원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미국이 추진하는 상호 관세 관련 협상 결과에 따라 원화 값이 언제든 다시 추락할 수 있다. 특히 미국 Fed가 기준금리 동결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리 차 확대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이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잠잠하던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43조848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5337억원 급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전 부동산 막차 매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고, 환율이 일단은 안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면서 “가계부채는 금리만으로 조절할 수 없고, 부동산 공급 대책 등 다른 방법을 함께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