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Kruger) 국립공원에서 밀렵꾼이 독살한 코끼리 사체를 먹은 독수리 123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사진 the Endangered Wildlife Trust(EWT)
남아공국립공원(SANParks)과 멸종위기 동물 보호단체(EWT)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독살한 코끼리 사체를 먹은 독수리 123마리가 집단 폐사했다”며 “집단 폐사한 독수리는 멸종위기 또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흰등독수리 102마리, 케이프독수리 20마리, 라펫얼굴독수리 1마리”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 대해 EWT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독수리 중독사고 중 최대 규모”라며 “지난 6일 산 채로 구조된 독수리 84마리 중에선 오늘 아침 현재 83마리가 회복 중”이라고 덧붙였다.
독수리는 야생 동물 생태계에서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 치우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밀렵꾼이 독극물로 살해한 동물의 사체를 먹고 2차 중독될 위험에 특히 취약하다. 일반적으로 코끼리 한 마리의 사체에 수백 마리의 독수리가 몰린다.
남아공국립공원과 EWT는 집단 폐사한 독수리들이 먹은 코끼리는 신체의 일부를 채취해 불법 거래를 하려는 밀렵꾼들에 의해 공원 외곽의 외진 지역에서 독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남아공국립공원은 “야생동물 밀렵에 갈수록 독극물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남부 아프리카 전역에서 벌어지는 생태계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크루거 국립공원은 남아공 동북부 림포포주와 음푸말랑가주에 걸쳐 있으며, 면적은 약 2만㎢에 달하는 남아공 대표 자연보호구역이다. 이곳은 코끼리, 사자, 코뿔소, 물소, 표범 등 ‘빅5’로 불리는 주요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