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을 하고서 퇴장하자 바로 이어서 의총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 측 대리인인 김재원 비서실장은 2차 협상 뒤 취재진과 만나 “한 후보가 전 국민 앞에서 모든 단일화 절차와 방식을 당에 일임했고, 어제 만남에서도 다 양보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와서는 절대 양보 못 하겠다고 한다”며 “이게 바로 한 후보의 민낯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끌어내리고 한 후보 옹립에 들어갔고, 곧 절차가 종료될 것”이라며 “한 후보 측이 실질적으로 자기들 실속 차릴 궁리만 하면서 협상 깨는 일에 전력해 심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후보 측 대리인인 손영택 전 총리 비서실장은 “국민의힘 후보를 뽑는데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경선에 참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김 후보 측이 경선 과정에서 승리한 방식을 그대로 동의하겠다고 했는데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세 비대위원장, 김 후보, 권성동 원내대표. 김 후보는 지도부를 향해 "무소속을 당 후보 만들려 불법부당 수단 동원, 중단하라"며 입장을 밝힌 뒤 의총장을 떠났다. 뉴스1
만나지 못할 것 같았던 양측의 단일화 협상이 심야에 재개된 것은 이날 오후 김 후보 측이 법원에 제기한 ▶대선 후보자 지위 인정 및 제3자 후보 지위 부여 금지 ▶전당대회 및 전국위원회 개최 중단 등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당 지도부가 조속한 단일화 로드맵 수용 불가 의사를 밝힌 김 후보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자 압박을 느낀 김 후보 측이 협상장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무총장은 법원의 기각 결정 뒤 취재진과 만나 “법원에서 정당의 폭넓은 자율성을 인정을 해줬다”며 “전 당원 찬반까지 거치면 절차적으로나 민주적으로나 정당성을 확보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 재선출에 반대하는 김 후보 측은 이날 오후 당 사무처에 “오는 10일 오전 9시까지 당 대표 직인과 기탁금 3억원이 담긴 통장을 제출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당의 후보 재선출 절차가 “명백한 불법”(김 비서실장)인 만큼 당 대선후보로서의 후보 등록 절차를 밟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 측은 “되도록 빨리 선관위를 찾아 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고 했다. 공직선거법상 정당 후보자는 당 대표 직인이 찍힌 추천서를 중앙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당이 김 후보의 요청을 따를 가능성은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