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수석 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 AFP=연합뉴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배넌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튜브 토크쇼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에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당시 추기경(교황명 레오 14세)에 대해 "다크호스 중 한 명"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히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들의 비밀회의)에서 최종 명단에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넌은 그 이유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데올로기적으로 가장 가깝고, 라틴아메리카에서 많은 경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페루 이중국적인 레오 14세 교황은 페루에서 오랜 기간 선교 및 사목 활동을 해왔다. 2023년 1월부터는 교황청 주교부 장관 및 라틴아메리카 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새로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가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배넌은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된 직후에도 폴리티코에 "그는 반트럼프 교황"이라며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가톨릭 교도들에게 최악의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추종자들이 트럼프에 반대되는 성향의 인물에게 투표를 한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레오 14세는 미국인 최초의 교황이지만, 미국 우선주의와 상충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가톨릭계 일각에선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다 보수파와 충돌을 빚기도 한 프란치스코 교황과는 다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일부 가톨릭 교회 관계자들은 레오 14세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인 대의에는 공감하면서도 좀 더 절제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