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택해?"…이정후 쓰리런 쐐기포 5호 홈런 터졌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 3점 홈런을 친 후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 3점 홈런을 친 후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홈런을 폭발했다. 앞 선수를 거르고 자신을 택한 상대 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통렬한 한방이었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4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번 시즌 다섯 번째 홈런은 8회 말에 나왔다. 이정후는 7-4로 앞선 2사 1, 2루에 등장했다. 상대팀은 2사 1루 상황에서 앞 타자 라모스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이정후와의 승부를 택했다. 이정후로서는 다소 굴욕적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자신을 택한 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단숨에 보여줬다. 이정후는 애리조나 왼손 불펜 투수 조맨티플라이의 4구째 몸쪽 낮은 커브를 정확한 타이밍에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공은 107m를 비행했다. 올 시즌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터진 첫 홈런이었다.

앞선 올 시즌 홈런 4개는 모두 원정경기(양키스타디움 3개, 리글리필드 1개)에서 나왔다. 이정후의 홈런은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7일 만이었다.


이날 홈런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좌투수 상대 강점을 간과한 선택이었다"고 평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정후는 좌투수 상대 타율 0.318에 OPS(출루율+장타율) 0.879, 우투수 상대 타율 0.272에 OPS 0.752로 오히려 좌투수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한편 이날은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정한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한국 문화유산의 날) 이기도했다. 홈런이 터지자 구단이 제작한 이정후의 한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 상의를 입은 팬들은 더 환호했다. 

이정후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MLB 홈 경기에 4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8회말 석 점짜리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이정후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MLB 홈 경기에 4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8회말 석 점짜리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이정후는 앞선 3회 말에선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브랜든 파트의 2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받아쳐 깔끔한 중전 안타를 쳤다. 이날 이정후는 5타수 2안타 3타점의 4번 타자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이정후는 이날 홈런 포함 멀티히트 활약을 펼치면서 시즌 타율은 0.288까지 반등, OPS는 0.805로 0.8대를 회복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취재진과 만나 “채프먼이 아웃됐을 때 상대가 라모스 대신 나와 대결할 줄 알았다”면서 “그저 한 점이라도 보탤 수 있었으면 했는데, 그렇게 큰 점수가 될 줄은 몰랐다”고 기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이정후의 3점 홈런으로 다이아몬드백스를 10-6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