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유쾌하게 던지는 ‘메타 뮤지컬(뮤지컬에 대한 뮤지컬)’이 관객을 찾는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창작 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를 오는 29일 개막한다고 15일 밝혔다.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1960년대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풀어낸 코미디 뮤지컬이다. 국가의 명령으로 북한의 공연을 뛰어넘는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 유덕한 실장과, 어쩌다 연출가가 된 배우 지망생 김영웅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담겼다. 이번이 초연으로 서울시뮤지컬단이 3년간 공들여 탄생시킨 작품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라운드 테이블 인터뷰에서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뮤지컬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에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좌충우돌했을 지에 대해 상상하며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국내 최초의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1966)를 무대에 올린 ‘예그린악단’에 대한 헌사도 담았다. 최초의 뮤지컬단 예그린악단의 맥을 잇는 서울시뮤지컬단이, ‘살짜기 옵서예’ 초연 장소인 세종문화회관(당시 서울시민회관) 무대에 올린다는 의미도 있다.

김덕희 단장은 “현재 한국 뮤지컬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선배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단순한 웃음을 넘어 한국 최초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선배들의 고민과 열정에 공감하고 함꼐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뮤지컬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왜 뮤지컬을 즐기는가’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도 던진다. 극 중 넘버 ‘그게 바로 뮤지컬이니까요’는 대사와 노래를 통해 뮤지컬의 특징을 관객에 전달하고 동시에 뮤지컬 장르에 대한 애정도 드러낸다.

 
이 작품의 극작가는 ‘미생’, ‘사랑의 불시착’과 같은 다양한 창작 뮤지컬을 선보인 박해림 작가다. 또 ‘마리퀴리’, ‘셜록홈즈’ 등에 참여한 최종윤 작곡가, ‘시라노’, ‘일테노레’ 등을 작업한 김동연 연출가가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해림 작가는 “처음 뮤지컬을 만났던 순간을 떠올리며 뮤지컬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기억을 작품에 녹이려 했다”라며 “웃음과 함께 관객들이 당시 제작자들의 열정에 대한 감동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종윤 작곡가는 “이 작품에 컨트리음악부터 R&B, 팝 디스코 등 시대를 생각할 수 있는 음악을 담았다”라며 “뮤지컬이란 장르가 축적한 유산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연출가는 “이 작품은 코미디 장르인 만큼 관객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배우들과 소통하며 만들고 있다”고 했다.

유덕한 실장역은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레베카’ 등에 출연한 이창용이 맡았다. ‘하데스타운’, ‘라이카’등에 참여했던 조형균은 극중 김영웅 연출 역을 연기한다. 김동연 연출가는 “두 배우는 노래와 연기 밸런스가 매우 좋고, 코미디 연기에 필요한 센스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원인 박성훈과 이승재도 각각 유덕한 실장과 김영웅 연출을 맡는다.

이 작품은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