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8일 부산 수영구 광안동 한 사거리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다른 차량과 접촉 사고 후 급가속해 인도를 덮쳤다. 이 사고로 1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앞서 지난 2월 6일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 주차장에선 택시 1대가 앞에 있던 차를 추돌한 뒤, 100m가량 급가속하며 경계석을 들이받아 택시 기사가 숨졌다. 두 사고 모두 운전자는 65세 이상 고령자였고, 1차 사고 후 차량 속도가 갑자기 높아진 끝에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1차 사고 후 급가속’ 부산 고령사고 급증

지난 2월 6일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 주차장에서 60대 고령 운전자가 몰던 택시가 앞에 있는 차와 접촉 사고를 낸 후 급가속해 경계석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자가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 수 역시 연간 2471명에서 3710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매년 25~28명씩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지ㆍ순발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벼운 1차 접촉 사고 이후 당황해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형의 사고가 특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내 경력이 얼만데” 면허 반납 안 해
이에 부산은 2018년부터 전국 최초로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제도를 시행 중이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할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 등 혜택을 주는 제도다. 면허 반납 땐 부산시가 일괄적으로 1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주고, 16개 자치구 가운데 남ㆍ연제ㆍ해운대구와 기장군 등 자치구 4곳에선 지역화폐 등으로 10만~3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부산경찰청이 집계한 최근 5년 부산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및 면허반납 현황. 부산경찰청
하지만 이런 지원은 일회성에 그친다. 게다가 만 65세 이상은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어 교통카드 혜택은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도 있다. 다수의 고령 운전자가 '운전한 경력이 오래된 만큼 노화로 인한 순발력 감소 등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면허 반납을 꺼리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고령 부모 주시, 경찰에도 도움 요청을”
이외에도 트럭ㆍ택시 운전 등 운전면허가 생계와 직결되거나, 고령일수록 병원 진료 등 운전이 필요한 때가 많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부산의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률은 지난해 기준 3.2%(전국 평균 2.2%) 수준에 그친다.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