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국채 매각 카드 썼나…3월 보유량 日·英 이어 3위로

위안화 가치 하락 유도는 중국의 응전. 로이터=연합뉴스

위안화 가치 하락 유도는 중국의 응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일본과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영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보유 규모가 중국을 넘어선 것은 2020년 10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중국 투자자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7654억 달러(1073조원)로 지난달과 비교해 189억 달러(26조5000억원) 줄었다고 미 재무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영국의 미 채권 보유량은 2월보다 300억 달러 증가한 7790억 달러를 기록해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중국은 미국과 무역분쟁을 시작한 2018년 이후 꾸준히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여왔다. 지난 2013년 11월 1조3167억 달러(1844조원)와 비교하면 5513억 달러(773조원) 줄어 감소폭은 41.9%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7490억 달러를 기록해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순위 조정을 놓고 중국의 미국 국채 ‘무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은 느리지만 꾸준히 이어졌다”라며 “미국에 대한 경고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어서 미국은 훨씬 일찍 조처를 했어야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브래드 세터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R)의 수석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 채권 포트폴리오의 만기를 단축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지난 6주 동안 외환보유량 관리에 상당한 변화를 가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추가 감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16일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재정적자와 이자비용 상승을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중국의 미 채권 보유량 감소는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 2011년 8월 S&P, 2023년 8월 피치에 이어 세 번째다. 중국 경제매체 화얼제젠원(華爾街見聞)은 17일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꾸준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향후 변동은 중·미 관계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미국 국채 매각을 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