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크리스털 팰리스 선수들. EPA=연합뉴스
크리스털 팰리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강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크리스털 펠리스는 창단 첫 우승에 성공하며 120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1905년 9월 10일 창단한 크리스털 팰리스는 잉글랜드 2부, 3부리그 등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창단 120주년을 앞둔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크리스털 팰리스의 FA컵 최고 성적은 1989~90시즌 준우승이다. 당시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0-1로 졌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진출권도 따내며 역시 처음으로 메이저 유럽클럽대항전 무대도 밟는 겹경사를 맞았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현재 EPL 12위로 FA컵 우승이 아니었다면 유럽 무대에 진출할 수 없다. 크리스털 팰리스가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섰던 것은 지금은 사라진 UEFA 인터토토컵(1998~99시즌)이 마지막이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구단 홈페이지에 "우리 구단 164년 역사에서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따냈다. 오늘 승리는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자축했다. 크리스털 팰리스가 164년 역사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건 1861년 같은 이름의 아마추어팀이 창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120년 전 프로 구단을 창단했다.

맨시티 공격수 엘링 홀란(왼쪽)의 슈팅을 막아내는 크리스털 팰리스 헨더슨 골키퍼. AFP=연합뉴스
반격에 나선 맨시티는 33분 베르나르두 실바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 구석으로 파고들다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동점골을 내줄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골키퍼 헨더슨이 나섰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오마르 마르무시(26)의 오른발 슈팅을 헨더슨이 다이빙하며 선방했다. 헨더슨은 이날 맨시티가 시도한 23차례 슈팅(유효슈팅 6개)을 무실점으로 막는 신들린 선방쇼를 펼쳤다. 경기 후 헨더슨은 "마르무시가 어느 쪽으로 찰 줄 알고 있었다. 막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초반 아버지를 여읜 헨더슨은 "오늘 아버지가 곁에 계셨다고 느꼈다. 이 승리를 아버지에게 바친다"며 감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