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삼립 제빵공장서 또 사망 사고…경찰·노동부 조사 착수

경기도 시흥시의 SPC삼립 시화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19일 오전 3시쯤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56세 여성 근로자가 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시흥소방서

경기도 시흥시의 SPC삼립 시화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19일 오전 3시쯤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56세 여성 근로자가 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시흥소방서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또 다시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경기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숨지는 사고가 났다. A씨는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두개골에 손상을 입은 A씨는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근무자 진술 및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안전수칙 위반 정황이 확인된다면 사고 책임자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자 진술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2022년 10월 경기도 평택시의 SPL(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같은 달 21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2년 10월 경기도 평택시의 SPL(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같은 달 21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사고뿐만 아니라 SPC 계열사에선 근로자들의 사망·부상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2년 10월 15일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혼합기에 원료를 넣어 배합하던 중 몸이 기계 안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스를 섞는 과정에서 재료가 뭉칠 경우 근로자가 직접 손을 넣어 이를 풀어줘야 하는데, 해당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와 관련해 강동석 전 SPL 대표와 법인 등 사고 책임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억원 등을 각각 선고받았다.

2022년 10월 23일에도 SPC 계열 샤니의 경기 성남 소재 제빵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간 불량품 박스를 빼내던 중 손가락이 기계에 끼는 사고가 있었다. 이듬해 8월 8일엔 같은 공장에서 50대 여성 직원이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SPC삼립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김범수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고인과 유가족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건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또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중”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