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리딩방 만들어 22억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항소심서 감형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주식 투자를 미끼로 투자자들을 모아 수십억원을 가로챈 신종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 2명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전주지법 제3-1형사부(박현이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33)와 B씨(34)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주식 정보를 공유하고 종목을 추천하는 ‘리딩방’을 개설하고 2021년 3∼5월 31명의 피해자로부터 2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허위 주식거래 사이트를 보여주고 “투자금 대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며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하면 원금 손실 위험도 적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A씨와 B씨는 이렇게 끌어모은 투자금 중 각각 수천만원의 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20억여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려는 욕심으로 무리하게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의 사정을 봐줬으나 A씨와 B씨 모두 형이 너무 무겁다면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범행을 주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의 형을 절반으로 줄여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투자사기와 관련된 주범들은 앞선 재판에서 징역 4∼5년을 받았다”며 “범행에 가담한 피고인들이 수수료로 챙긴 금액은 1억원에 못 미쳐 얻은 이익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이미 관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확정됐는데 (이번 사안을) 앞선 사건과 함께 판결받았을 경우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며 “투자사기의 사회적 해악과 피해자 수를 고려하더라도 이미 확정된 각 형에 더해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한 원심은 다소 무거워 부당해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