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윤호중 총괄본부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제5차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0일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를 때렸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상대 후보가 아닌 사법부에 공세를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기표·김용민 의원이 룸살롱 접대 의혹을 제기한 이후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마에 올리고 있다.
윤호중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판사가 어떻게 법복을 입고 지엄한 재판정에서 신상 발언을, 그것도 몇 시간 못 가 드러날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며 “이런 판사에게 역사적 재판을 계속 맡겨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전날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이 롬살롱 접대 의혹의 증거라며 공개한 사진이 신빙성 논란을 빚자, 이번엔 “평소 삼겹살에 소맥을 마시면서 지내고 있다”는 지 부장판사의 반박을 문제삼은 것이다.
지 부장판사에 대한 의혹 제기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원을 겨냥한 비난 및 압박과 동전의 양면처럼 전개되고 있다. 입법 수단을 활용한 압박은 지난 14일 ‘조희대 특검법’ 법사위 통과를 기점으로 잠시 쉬는 중이지만 이후에도 ‘사법부 때리기’는 전방위로 전개됐다.
이 후보는 14~15일 지방 순회 유세에서 “내란 수괴뿐 아니라 2·3차 내란을 일으키려는 자들을 다 찾아내 법정에 세워야 한다. 법정은 깨끗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16일에는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이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일부 정치 비리 판사들이 무너뜨린 사법부의 신뢰를 국민과 함께 회복하겠다”고 이어받았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대변인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룸살롱 출입 증거 사진을 공개하는 모습. 뉴스1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법사위 소속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YTN 라디오에서 “지 부장판사가 윤석열 내란수괴를 시간으로 계산해서 풀어준 것은 범죄이고, 조 대법원장이 전대미문의 전원합의체를 9일 만에 파기환송 하면서 대선에 정치 개입을 하지 않았냐, 저희는 이 모든 게 연루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은 “선거법 문제는 이재명 면소법이나 대통령 재판중지법 등으로 해결한다지만 나머지 진행 중인 재판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조 대법원장 사퇴가 필수라는 게 민주당의 의식”이라며 “지 부장판사 술자리 의혹도 조희대 흔들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이런 자극적인 의혹을 꺼낸 이유는 명백하다”며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한 판결이 예상되면 판사를 숙청하고 사법부를 자신들 입맛에 맞게 재편하려는 사법 쿠데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