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Golden Dome)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골든돔 설계 구상 발표 행사에서 “우주 기반 센서와 요격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해상·우주에 배치할 것”이라며 “골든돔을 위한 이 설계는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와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골든돔이 완성되면 지구 반대편에서, 또는 우주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더라도 요격 가능한 최고의 (방어)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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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돔 구축에 드는 총비용은 1750억 달러(약 244조원)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초기 단계 비용 250억 달러(약 35조원)가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리는 예산·감세 관련 포괄적 법안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 의회예산처(CBO)는 우주 기반 미사일 요격 방어 시스템 배치·운영에 향후 20년간 1610억 달러(약 223조원)에서 5420억 달러(약 751조원)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Golden Dome)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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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골든돔 구상은 미국의 적성국들이 구축하는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지난 13일 ‘미국을 위한 골든돔: 미 본토를 향한 현재와 미래의 미사일 위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현재 약 400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700기 이상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현재 약 350기의 ICBM을 확보한 상태에서 2035년까지 400기 이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북한의 ICBM 보유량은 10기 이하로 평가됐으며, 화성-19형 등 신형 ICBM 개발을 이어가면서 2035년까지 최대 50기의 핵탄두 탑재 ICBM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중국·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갈수록 고도화된 정밀타격 위협을 이유로 골든돔 구축을 추진해 왔다”고 짚었다.
골든돔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추진된 우주 방위 구상을 계승하는 것이기도 하다. 레이건 정부는 레이저나 인공위성 기반 방어체계를 통해 적국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무력화하는 ‘스타워즈’란 이름의 전략방위구상(SDI)을 추진했지만, 기술적 한계와 천문학적 비용 등을 이유로 중단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40년 전 시작한 일을 진짜로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