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A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유영하는 선' 전시장 모습. 김미영 작가의 회화가 보인다. [사진 S2A]](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1/aa625b65-f8cc-402d-9ca5-c3ad78f72eb4.jpg)
S2A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유영하는 선' 전시장 모습. 김미영 작가의 회화가 보인다. [사진 S2A]
1926년생부터 85년생까지···. 서울 영동대로 S2A에서 오는 7월 5일까지 열리는 '유영하는 선( Floating Lines)은 서로 다른 세대에 속한 네 명의 여성 화가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전시 작가는 박인경(1926), 차명희(1947), 김미영(1984), 엄유정(1985). 세대도, 작업 배경도 각기 다른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매개는 '선(線)'이다. 이들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가장 본질적인 조형 요소인 선으로 자신을 또렷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된다. 그동안 이들은 각기 다른 공간에서 꾸준히 전시를 열어왔지만, 이번 전시는 특히 여성 작가들의 뚜렷한 개성과 존재감을 확인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런 맥락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국내 1세대 여성화가 박인경 화백이다. 국내 화단에서 그는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의 아내로 먼저 언급되지만, 이번 전시에서 단 몇 점의 작품만으로도 예술가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박 화백은 이화여대 미술과 제1회 졸업생으로, 1949년 제1회 국전에서 입선하며 화단에 이름을 알렸다. 1958년 이 화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했다.
작가는 백세를 앞두고 있지만 전시는 박 화백의 2000년대 이후의 작업을 소개한다. 화선지에 먹, 붓의 간결한 흔적으로 숲과 나무, 구름의 형상을 추상적으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먹과 하얀 여백이 이루는 조화로 숲과 나무, 구름 등을 표현했다. 전통 수묵화의 흐름을 이으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와 과감한 공간 구성으로 이룩한 그의 조형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업한 2025년 신작도 함께 나왔다.
![박인경, Envol, 2024.한지에 먹,75.4 x 72.3 cm. [사진 S2A]](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1/32e0a7be-5244-41a4-b926-54ffafd0cb97.jpg)
박인경, Envol, 2024.한지에 먹,75.4 x 72.3 cm. [사진 S2A]
![차명희, 바람에 실려온 편지, 2025 캔버스에 목탄, 아크릴, 17 x 91 cm. [사진 S2A]](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1/2f7d80a2-ad33-40ad-b78e-10b4c43d1ea3.jpg)
차명희, 바람에 실려온 편지, 2025 캔버스에 목탄, 아크릴, 17 x 91 cm. [사진 S2A]
엄유정과 김미영은 요즘 활발한 작업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40대 주역들이다. 한국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에서 수학한 김미영은 이화익 갤러리, 노블레스 컬렉션, 갤러리 기체, S2A에서 개인전을 열어왔다.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매력적인 색채와 리드미컬한 붓 터치로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대형 회화 '리프-더-딥스(Leap-The-Dips)'는 선과 색채로 깊고 풍요로운 화면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역량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엄유정은 홍익대 회화과 출신으로 작은 대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회화와 드로잉의 풍부한 가능성을 실험해온 작가다. 특히 그는 겉보기엔 고정된 형태의 사물을 그리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사물의 유기적인 특성을 잘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3년간 그린 112점의 식물 그림을 수록해 출간한 작품 모음집 『푀이유(Feuilles)』(2020) 는 2021년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 책 디자인 공모전 '2021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서 최고상인 '골든 레터'를 수상했다. 이번 전시에선 그가 밤 산책하며 만나는 거리의 나무들, 아이슬란드 아티스트 레지던시 생활 당시 만난 빙하 조각 드로잉을 볼 수 있다.
![김미영, Leap-The Dips, 2023 캔버스에 유채, 227.3 x 181.8 cm. [사진 S2A]](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1/fa5625f3-2047-465e-8902-272523c6e6c1.jpg)
김미영, Leap-The Dips, 2023 캔버스에 유채, 227.3 x 181.8 cm. [사진 S2A]
![엄유정, Feuilles,2023, 종이에 과슈,아크릴, 141 x 95 cm. [사진 S2A]](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21/e9af7e7a-cb51-4411-8c23-1b8a7c3a5d48.jpg)
엄유정, Feuilles,2023, 종이에 과슈,아크릴, 141 x 95 cm. [사진 S2A]
전시가 열리는 S2A는 글로벌세아 그룹 계열사이자 세계 최대 의류 제조 기업인 세아상역㈜이 운영하는 문화사업 공간으로 2022년 김환기 기획전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2~3월엔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이란 타이틀로 겸재와 추사, 윤형근 기획전을 열었다. 전시는 무료. 일·월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