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뉴스1
5월에도 대미(對美)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한국 수출 기업의 피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대 미국 수출액(잠정치)은 53억 달러로 1년 전(62억 달러)보다 14.6% 줄었다. 대미수출은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 등으로 지난달 6.8% 줄며 석 달 만에 감소했는데, 이런 감소세가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달 1~20일 전체 수출액은 32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327억 달러)보다 2.4%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5억6000만 달러로 역시 2.4% 감소했다. 올해 1∼20일 조업일수는 12.5일로 지난해와 같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증가 흐름이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이달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이날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관세 부과에 따라 올해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하고, 이에 따른 GDP(국내총생산)는 0.34~0.46%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들어서도 자동차(승용차)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이 많은 자동차 품목의 경우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한 29억 달러를 기록하며 부진했는데, 이달에도 6.3% 줄었다. 다른 품목의 실적도 부진하다. 실제 주요 10개 품목 중 반도체·선박을 제외한 8개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석유제품(-24.1%)·자동차 부품(-10.7%) 등의 감소 폭이 컸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3% 증가하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7%(3.8%포인트 증가)로 높아졌다.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부진했지만, 베트남(3.0%)·대만(28.2%)·홍콩(4.5%) 등으로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 20일까지 수입은 322억 달러로 1년 전(330억 달러)보다 2.5% 줄었다. 이에 무역수지는 2억5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정부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 회의에서 관세 피해 기업 등에 28조6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위기극복 자금으로 16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관세 피해 기업에 낮은 금리로 ▶통상리스크 대응 긴급자금 ▶저리 운영자금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신규 수출시장 진출 기업에는 7조4000억원의 융자·보증을, 첨단사업 설비투자와 주력산업 재편에는 4조9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책금융 프로그램에는 추경 예산 1조5000억원과 금융기관의 자체 재원 등이 투입된다. 한편 올해 서비스 수출에는 정책금융기관 등을 통해 최대 12조800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지난해 지원 실적(11조1000억원)보다 15.9% 증가한 수준이다.